양들의 침묵에서 죠디 포스터는 좋은 구두를 신고 가방을 듭니다. 이걸 한니발 박사가 이죽대지요. 아무리 그래보았자 향수는 싸구려라면서요.
그 사람의 인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 건 역시나 신발과 가방일까요?
2만원짜리 스니커즈.
1만원짜리 가방.
향수는 전혀. 화장도 전혀. 머리는 부시시.
렉터 박사가 콧방귀 뀔 상태조차 되지 않는구려. 헐헐.
가방은 그렇다치고 지갑은 어느 정도 되어야 할 터인데 역시나 일만원짜리.
그것도 뚜껑을 열면 로이 대령 냥 부적이 전면으로 보이고, 신분증이 있어야 할 자리엔 카카시 선생의 닌자 등록등이 떠억 하고 들어가 있죠. 거기다 천 재질이라 세탁한지 일주일만에 때가 꼬질꼬질...
안 되겠다 싶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봤지만 괜찮은 디자인은 수십만원짜리 가격을 붙이고 있는지라 주눅이 들어버렸습니다. 지갑만 사고 돈이 하나도 없으면 꼴불견이잖아요.
결국 가까운 이마트에 들려 [초특가] 란 타이틀을 목에 걸고 먼지와 같이 굴러다니고 있는 재고 정리품을 하나 골라왔어요.
가격이 오히려 더 내려갔습니다. 9천800원. 중국산, 빨간색 가죽 장지갑.
품위니, 품격이니 하는 단어들에 빨간색 밑줄이 그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.
뭐, 그런 겁니다. 생긴대로 살고 보는 겁니다. 메이커니 명품이니 다 필요 없습니다. (버럭-)
그것보단 로이 대령 부적이 문제인 거 아냐?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겨 재운을 다 태워버리면 어쩌려고.
듣고보니 그럴 듯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만.
지금으로선 로이 대령님이 악운만 골라 착착 태워주시길 빌어볼 수밖에요.
여기서 제로스 팬시는 왜 없는 거냐 묻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.
마족을 지갑에 넣고 다닐 순 없잖아요. 그것도 제법 가난(?)했던 마족인데. 헐헐.
PS : 천둥치네요.
Posted by 미야